대표권남용에 의한 약속어음 발행행위와 배임죄의 기수시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법무법인 법교 작성일17-09-02 15:32 조회5,27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판례]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다른 회사의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저축은행에 피해회사 명의로 액면금 29억 9,000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준 사안에서, 대표이사의 회사 명의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도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종래 판례에 따라 위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제3자에게 유통될 가능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쟁점]
대표이사의 대표권남용에 의한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무효인 경우 배임죄의 기수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지 여부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쟁점입니다.
[해설]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대표권남용과 배임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일반적 논의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한 경우 일단 회사의 행위로서는 유효하나, 그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입니다(민법 제107조 제1항 유추적용설). 판례는 배임죄를 침해범으로 보지 않고 위험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실해)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어야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됩니다.
2) 그런데 대표이사의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거나 알수 있었던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대하여 실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없고,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을 배임죄의 미수범이 됩니다.
다만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어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합니다.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의 대표권남용이 어음발행행위인 경우와 배임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논의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약속어음 발행을 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도 원칙적으로 앞서 본 A.에서의 논의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2) 다만 약속어음 발행의 경우 어음법상 발행인은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 대항하지 못하므로(인적항변의 절단, 어음법 제17조, 제77조), 어음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비록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됩니다.
3) 그러나 약속어음 발행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그 어음이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어음발행의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하였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 이때에는 배임죄의 기수범이 아니라 배임미수죄로 처벌하여야 합니다.
C.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
1)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배임죄를 과연 침해범이 아닌 위험범으로 볼 것인지 여부, 위험범으로 볼 경우 다른 재산범죄에 있어서의 위험범과 같은 성질의 위험범으로 볼 것인지 등 배임죄의 성질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이 그동안 배임죄에 관하여 어떠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판례를 형성하여왔는지에 관해서도 매우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습니다.
2) 비록 결론 자체에 대하여 반대하는 소수의견은 없었으나, 다수의견에 대하여 별개의견, 보충의견, 그리고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등 대법관들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이 있었던 매우 흥미로운 전원합의체 판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배임죄에 관한 재판에서 결정적인 지침이 될 수있는 중요한 판결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성자: 대표변호사 김홍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