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사건들 대법원 계류 4년째 '감감' 보도를 접하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법무법인 법교 작성일17-11-08 14:32 조회6,09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보도 내용]
법률신문은 2017. 11. 6.자 1면 기사에서, 일본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을 심리 중인 대법원에서 4년째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모두 고령이라 대법원의 최종 결론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는 등 대법원의 '늑장재판'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건의 내용]
1. 2017. 11. 3. 현재 대법원은 일본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 3건을 심리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사건들은 2012. 5. 24. 강제징용 일본기업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일본기업의 손해배상책임 등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원고들 패소판결을 한 원심판결들을 파기하여 각 원심법원으로 환송한 사건들입니다(일본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주)를 상대로 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22549 판결, 일본기업인 신일본제철(주)를 상대로 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68620 판결).
2. 대법원은 일본에서 패소 확정된 사건을 헌법 정신을 근거로 승인하지 않아 사법주권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은 우리나라가 승인하는 경우에만 그 효력이 인정됩니다(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을 승인 하기 위해서는 승인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대법원은 일본국 확정재판이 승인요건 가운데 하나인 '확정재판 등의 내용 및 소송절차에 비추어 그 확정판결의 승인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성에 어긋나지 아니할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김홍엽, 민사소송법(제6판, 2016년), 822쪽).
3. 대법원으로부터 환송받은 원심법원들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의 경우 피해자 1인당 1억 원을, 부산고등법원의 경우 피해자 1인당 8,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기업들이 재상고를 하여 2016. 9.무렵 다시 대법원으로 사건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법원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평가]
1. 대법원은 '관련 사건을 통일적이고 모순 없이 처리하기 위해 심층 검토를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가 4년 넘게 계속 되면서 고령의 피해자들이 결과를 보지 못한 채 잇따라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습니다. 앞서 두 사건 가운데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의 원고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상속인 등 23명이 소송을 수계해 사건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소송의 원고 4명 가운데 2명도 2013년과 2014년 사망해 대법원 최종 판단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2. 법률신문은 대법원의 늑장재판에 대한 법조계의 반응을 전하고 있습니다. ① "연로한 피해자들에게 한시가 시급한 사안인데도, 2012년 이미 승소 취지로 대법원이 판결해 놓고도 파기환송심의 상고심을 4년 넘게 심리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② "소송이 지연되는 동안 피해자들이 최종 판단을 기다리다 허무하게 운명하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3. 법률신문의 보도가 나가자, 대한변호사협회는 2017. 11. 7. 성명을 내어, 대법원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 상고심 사건을 신속히 판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처음 부산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2000. 5. 1.부터 따지면 17년이 지나도록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한일 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비롯한 일제강제동원 피해 문제가 법적 정의에 따라 해결되지 않아, 한일 간 진정한 회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4. 일본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등 사건에 대법원이 재상고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4년 넘게 결론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이 정책법원으로 법령의 통일적 해석을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이 주장하는 재판지연의 이유는 전혀 수긍할 수 없습니다. 관련사건은 쟁점이 전체적으로 동일하므로, 관련사건을 통일적이고 모순 없이 처리하기 위해 심층 검토한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으며, 심층 검토의 시간이 4년 넘게 걸린다는 것도 타당한 이유라고 볼 수 없습니다.
5. 대법원은 하급심 장기미제사건에 대해서는, 제1심 민사본안사건(소액사건을 제외)은 2년 6월을, 민사본안 항소심 사건은 1년 6월을 각 장기미제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급심 장기미제사건에 대해서는 6개월별로 보고를 하도록 하는 등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재판예규 제1604호 "장기미제사건관리에 관한 예규(재일 98-1). 위 예규는 종래 제1심 민사 본안사건이나 항소심사건을 모두 각 2년으로 한 것을, 제1심 민사본안사건은 6월 늘려 2년 6월로 하되, 민사본안 항소심 사건을 오히려 6월 줄여 1년 6월로 하였습니다.
6. 대법원이 하급심 장기미제사건에 대해서는 기한을 설정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법원 사건에 대해서는, 그것도 국민의 관심사인 중요사건에 대해서까지(심지어 재상고사건임에도) 4년을 넘게 심리 중이라고 하면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대법원의 모습을 다시금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작성자: 대표변호사 김홍엽






